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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활공장이 있는 줄 몰랐던 터키 파묵칼레! 입장료 안내고 공중 관람하다!

by skyrider 2019. 5. 13.

일시: 2019/5/1(수)

장소: 터키, 데니즐리 파묵칼레 

기상: 남서~남동풍 3~4 m/s

체공: 14분25초, 

최고고도: 521.1 m(?) 

최고속도: 41.7 km/h

동행: 김영수 전 충북연합회장, 인천 이성환씨, 분당 임양준씨, 동해 서정명씨, 대구 김태만씨, 문경 진인수사장

 

 

전날 렌트카로 3시간여의 긴 여정 끝에 욀뤼데니즈 비행 때 뒤에 보이던 설산을 넘어 데니즐리 시내 외곽의 파묵칼레에 도착해 예약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

이 곳에 활공장있다는 얘긴 몰랐었는데 해외원정 비행을 자주 하는 김회장이 스케쥴에 넣어 놨기에 그냥 관광이나 하러 가는가보다 했었는데 활공장이 있단다.

저녁을 먹으러 동네로 나왔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한글로 된 메뉴판을 붙여 놓은 집이 있다. 

 

 

 

저녁은 늘 간단하게 하는 난 메뉴판에 있는 라면을 주문했는데 밍밍하다. 

 

다음 날 새벽 5시,

동네마다 있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의 대포동 미사일 같은 첨탑(미나렛) 스피커에서 나오는 요란한 코란 기도소리(현지어로 '아잔'이라고 한단다)에 잠을 깼다. 하루에 다섯 번 한다는데 하루에 다섯 번이나 저 요란한 소리에 맟춰 기도를 해야 한다는 이슬람 국가의 국민들이 참으로 대단하다. 길을 가다가도 '아잔'시간이 되면 가지고 다니는 작은 휴대용 모포를 깔고 기도를 한다는데, 그나마 여기는 관광지라서 그런가 길에서 기도하는 사람은 못 봤다.

 

8시부터 호텔 4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한다는데 4층 식당 앞이 바로 하얀 석회암 능선이라 아침 햇살에 비치는 광경이 무척 신비롭다고 해 구경도 할 겸 7시 무렵에 올라와 보니, 헉? 창밖으로 상상도 못한 열기구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장관이다!

벌룬은 우리가 탑승예약을 했다가 취소를 당한 '카파도키아'에서나 보는 건 줄 알았는데 여기 파묵칼레에서 보리라곤 상상을 못했다.

 

 

^^ 하늘을 가득 메운 열기구들! 벌룬중에는 중국어를 크게 써 놓은 것도 있는 걸 보니 관광용 벌룬회사들을 중국인들이 많이 인수를 해 미리 예약을 받아 놓았더라도 웃돈을 얹혀주면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현장에서 웃돈받고 태운다는 말이 사실인 듯하다.

 

시간이 좀 지나니 열기구들이 하나 둘 착륙을 하는 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열기구들은 스스로 조종능력이 없으니 바람이 잔잔한 새벽녁부터 아침까지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간이다.

 

 

^^ 아침식사가 시작 될 무렵 벌룬이 줄어들더니 드디어 패러글라이더가 나타났다. 하얀 석회암 능선 뒤, 사진엔 안나오지만 오른 쪽 상단 멀리 보이는 산의 중계탑이 있는 곳에서 이륙을 하는 모양이다.

 

 

^^ 우리도 예악한 픽업차량을 타고 파묵칼레 입장요금소 옆의 길을 따라 이륙장으로 올랐다.

 

이륙장에 막 도착을 하니 몇 사람의 현지인 외에는 비행하는 현지팀들이 없다.

여기 이륙장도 그리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바닥도 돌가루 땅바닥에 허잡쓰레기 양탄자 쪼가리 몇장 깔아둔 정도다.

우리들이 장비를 꺼네 셋팅을 하고 있자니 흰 서류를 내밀며 쓰란다. 알고 보니 이륙하는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쓰라는 것이다. 욀뤼데니즈에서도 이륙장에서 뭘 쓰라는 건 없었는데? 여긴 아마도 유네스코에서 정한 인류문화유산인 고대 유물 지역을 지나니 혹시나 불시착해서 유물에 손상을 끼쳤을 때를 대비해 인적사항을 받아 두는 듯 했다.

 

 

^^ 활공장을 관리하는 현지인에게 일행의 인적사항을 개별적으로 적어 제출했다.

 

비행을 준비하는 현지 동호인이 없어 현지인 두 명에게 착륙장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뭐라뭐라 하는데 영어를 좀 하시는 진사장님이 손짓발짓 대화를 하더니

헐? 자기들은 패러를 타는 사람들이 아니고 여기 이륙장만을 관리하는 사람이라 어디가 착륙장인지 모른단다. 이륙장 관리비 징수와 파이롯 인적사항등만을 관리하는 행정요원인 모양이다. 아까 처음 올라올 때 글라이더들이 이륙해 나가던 방향과 아침에 열기구가 떴을 때 함께 비행하던 패러글라이더가 진행하던 방향을 생각해서 일단 이륙해서 날아가다가 공중에서 찾는 수밖엔 없을 듯하다.

 

 

^^ 더미로 이성환씨가 먼저 떴다!

 

 

^^ 이륙하자마자 고도가 떨어진다.

 

아이구 이러다가 착륙장이 어딘지도 잘 모르는데 오리알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 이성환씨는 아까 현지인 텐덤이 날아간 오른 쪽 방향이 아니라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마도 왼쪽 앞의 능선에서 릿지를 붙여보려는가 보다.

 

나도 얼른 이륙준비를 했다. 날개 산줄이 엉켜 김회장님과 서정명씨에게 수고로움을 끼쳤다.

바람이 다소 약한 듯한데 서정명씨의 도움으로 날개를 세우고 나가는 순간, 하네스가 바닥을 스치며 이륙이 됐다.

 

 

^^ 이륙을 해서 오른 쪽으로 나오니 저 멀리 허연 파묵칼레의 석회암 능선이 보인다. 착륙장은 일단 석회암 능선을 넘어야 할 듯 하다. 멀리 앞에는 우리가 어제 넘어 온,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설산!

 

 

^^ 석회암 능선 뒷편은 비교적 완만한 구릉과 평평한 고원을 이루고 있는데 이 일대가 BC190년 경 옛 고대 로마제국의 '히에라 폴리스'라는 도시의 유적지대라는데 아마도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곳이 사도 성 빌립보 성인의 유적지로 보인다.

 

빌립보 성인은 예수님의 12 사도중의 한 분으로 다신교였던 로마제국의 신앙을 유일신인 캐토릭으로 개종을 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고 여기서 순교를 한 캐토릭의 성인이다. 호텔에 있는 안내서에 표시된 사도 빌립보 성인의 유적지 위치가 요기 쯤으로 보인다.

 

 

^^ 고대 로마의 원형극장! 1만5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는 원형극장 스탠드엔 사람들이 많다. 혹시 여기서 검투사들이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사람들 앞에서 목숨을 내 놓고 결투를 벌렸을까? 스탠드 중앙 앞쪽에는 황제가 앉는 특별석이 마련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마이크 없이도 무대의 육성이 스탠드 꼭대기 자리까지도 들린단다.

 

 

^^ 여기저기 흩어진 고대 도시의 유적지가 무척 많다.

 

고대 로마시절서부터 피부병등 치료효과가 높은 따뜻한 석회수 온천이 나와 로마 황제들도 자주 찾고 이집트의 여왕 크레오파트라도 자주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고대 온천도시였으나 중세 때의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땅에 묻혀 있던 것을 후대에 발굴을 했다는데 아직도 복원을 하지 못하고 있어 폐허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 석회수 온천수가 흘러내리며 자연스럽게 다랭이 논처럼 만들어진 그 유명한 '림스톤'이다.

 

 

^^ 관광객들을 위한 노천온천탕에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만년설같은 하얀 석회암은 석회수 온천이 흘려나와 공기와의 화학작용으로 침전물을 만들어 하얀 돌을 형성하게 된거란다.

 

내려다 보니 옥색 물이 찰랑찰랑 차있는 '림스톤'보다는 빈 '림스톤'이 훨씬 많다. 관광객을 위한 인공 노천온천탕을 만들고 주변의 호텔등에서 온천수를 끌어다 써 예전보다 온천수가 많이 부족하여 생긴 현상이란다. 암튼 자연은 사람 손이 가면 남아나는 게 없다.

 

 

^^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유적지들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잔해가 흩어져 있어 내려다보는 나도 안타깝다.

 

공짜로 공중에서 유적지들을 둘러보는 중에 고도가 많이 낮아졌다. 착륙장일 듯한 곳을 찾아보니 우리가 묵었던 동네의 우측 끝으로 도로 건너편에 서너 대의 글라이더들이 있는 걸 보니 거기가 착륙장인 듯하다.

 

 

^^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 쪽 착륙장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우리가 묵었던 동네도 함 내려다 보고...

 

 

^^ 도로 건너 중앙이 착륙장이다.

 

 

^^ 착륙을 하고 보니 언제 이륙을 했었는지 김태만씨가 벌써 착륙하여 나를 반겨준다. 먼저 이륙한 이성환씨는 아직 안내렸냐니까  안 내렸단다.

 

김태만씨가 몇 사람들은 유적지 안에 불시착을 했단다. 무전으로 확인을 해보니 이성환씨와 진인수 사장,임양준씨는 이성환씨가 내린 곳에 따라 내렸다는데 내리고 보니 파묵칼레 유적지 안이더란다. 경비원들이 입장료도 안내고 들어왔다고 나가라 한단다.

 

 

^^ 김영수 회장이 석회암 능선 하늘에 나타났다.

 

 그런데 고도를 낮춰 도로를 건너 착륙하는가 싶었는데 도로 아스팔트에서 쳐주는 열 때문인지 그 열을 잡고 다시 고도를 올린다.  얼마간 비행 후 다시 고도를 깎고

착륙모드로 들어온다.

 

 

^^ 다시 고도를 깎고 착륙장으로 들어 오는 김회장님, 오가는 차들이 낮게 들어 오는 글라이더를 의식해 스스로 차를 세워준다. 매너가 GOOD 이다!

 

 

^^ 서정명씨는 도로를 건너려 무리하지 않고 도로 못 미쳐에 착륙을 했다.

 

유적지 안에 내린 일행들까지 모두 착륙을 한 셈이고 다시 2차비행을 하러 올라가는 픽업차량으로 남문 유적지 출입구에 모여있다는 유적지 안의 일행까지 태워서 간다는데 나는 별로 비행을 하고 싶지 않아 착륙하는 거 사진을 찍어 드릴테니 올라들 가라고 했다.

 

픽업차량이 출발을 했는데도 유적지안에 낙오된 일행들한테서는 계속 연락이 온다  얼마 후, 픽업차량이 다시 내려 왔다. 몇 바퀴를 돌았는데 못 찾았단다. 그 간의 무전 연락 사항을 알려주었더니 다시 찾아본다고 픽업차량은 다시 출발을 했다.

 

목이 말라 픽업차량들이 주차하는 곳으로 왔더니 그늘막 테이블에 앉았던 픽업차량의 기사들인지가 자리를 비워주며 앉으란다. 물을 살 데가 없느냐고 하니 저 뒷쪽을 가르키는데 초라한 몰골의 할머니와 손녀딸같은 아이가 아이스 박스 비슷한 걸 앞에 두고 앉아 있다. 찬물을 달라고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얘길 하니 꼬마 아가씨가 얼른 알아듣고 아이스박스를 열더니 물 한 병을 내준다. 터키리라 동전 뭉치를 한 손에 들고 가져가게 했더니 알아서 가져간다.

 

 

^^ 물 한 병을 사서 차도옆의 경계석에 앉아 목을 추기고 나니 도로 둔덕 풀밭 여기저기에 야생 양귀비 꽃이 널려있다.

 

 

^^ 윈드색 대용인지 무슨 깃발이 나부끼는 그 너머 낮은 산 뒷쪽으로는 '데니즐리' 시가지가 멀리 보이고 그 뒤로는 우리가 어제 넘어 온 설산이 보인다. 여기 평지도 평균고도는 높을 듯하다.

 

 

^^ 이따금씩 텐덤이 내리면 업체 직원들이 달려가 글라이더를 잡아주고 그 사이사이에는 초보자들의 날개세우기, 달리기등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여러명을 가르치다보니 혼자 연습을 하는 초보자도 있는데 달려가 가르쳐 주고 싶은 심정이 드는 등 구경하는 재미로 지루한 줄 모르고 시간을 보냈다.

 

 

^^ 드디어 김태만씨가 1착으로 착륙을 했다!

 

 

^^ 두 번째로 1차비행 때 유적지 안에 착륙을 했던 임양준씨가 들어온다.

 

 

^^ 그 다음은 서정명씨!

 

 

^^ 그 다음, 김영수 회장!

 

 

^^ 마지막으로 이성환씨가 들어왔는데 착륙장과 좀 떨어진 픽업차량들 주차장 구역에 내렸다

 

 

^^ 진인수 사장은 장비를 메고 도로를 건너오기에 어디에 내렸냐고 하니 도로를 못 건널 것 같아 흰 석회암 능선을 넘어 와 저 건너 풀밭에 내렸다며 손으로 가르킨다.

 

그럼 두 번이나 입장료 안내고 유적지 안에 들어간 거 아니냐니까 거기도 유적지냔다. 그 앞에 다 허물어진 성벽 잔해가 죽 이어져 있으니 그 안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문화유산 유적지 아니겠냐고 했더니 웃는다.

 

1차비행 때 유적지 안에 착륙한 3인방이 에피소드를 얘기해 주는데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단다. 처음엔 입장료 안내고 들어왔다고 막 나가라더니 나중에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사람들이 자기들도 신기했는지 같이 사진도 찍고 재밌었단다.

 

 

^^ 제일 늦게 내린 이성환씨가 장비를 챙기는 동안, 우리는 인증사진 한 장!

 

우리가 묵었던 동네와 별로 멀지 않으니 장비를 둘러메고 도로를 따라 걸어 어제 3인용 방이 좁아 다른 호텔 방을 얻어 잠을 잔 김영수 회장이 묵었던 호텔 부근의 식당으로 와 점심을 주문해 놓았는데 음식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동안에 그 식당에서 기르는 앵무새를 그 집 아들내미가 어깨에 올려놓고 놀고 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하니 그러라고 하더니 얼굴은 슬쩍 앵무새 한 마리로 가린다.

 

 

^^ 스스로 초상권을 보호하는 아들래미!

 

 

^^ 그런데 이 식당의 메뉴판이 재밌다. 우리나라 식당 메뉴를 영어인지 현지어인지로 써 놓았다.

 

점심을 먹고 원래 계획은 '악사라이'라는 곳으로 가 하룻밤 자고 그 곳 활공장에서 비행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멤버들이 다들 '욀뤼데니즈'의 그 파란 지중해 상공을 못잊어 해 '악사라이' 대신 그 곳으로 다시 가기로 하고 픽업차량을 불러 다시 '욀뤼데니즈'로 향했다.

 

 

^^ 파묵칼레 비행 로그리스트(스마트폰 앱이 고도를 미쳐 못 잡은 상태에서 비행을 해 고도가 이상하게 나왔다

추정을 해 보니 실고도가 520m 정도는 되는 모양이다)

 

 

^^ 비행로그가 사라진 파묵칼레 3D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