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행일지

전세계 패러인들의 성지, 터키 욀뤼데니즈 하늘을 날다!

by skyrider 2019. 5. 9.

일시: 2019/4/29(월)

장소: 터키, 페티예 욀뤼데니즈(중간 서풍 이륙장) 

기상: 남서서~서풍 3~4 m/s

체공: 1차: 27분15초, 2차: 약30분(?)

최고고도: 1차: 1,744.5 m(착지고도 78m 오차를 감안하면 약 1,822m),  2차: ?

최고속도: 1차: 47.9 km/h, 2차: ?

동행: 김영수 전 충북연합회장, 인천 이성환씨, 분당 임양준씨, 동해 서정명씨, 대구 김태만씨, 문경 진인수사장

 

 

내 평생 외국이라곤 젊은 시절, 월남전 파병으로 베트남, 전상으로 후송오느라 거친 필리핀 클라크 미 공군병원, 그리고 직장생활 때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 온 것이 전부였는데 평생 처음으로 마음 편한 패러 해외원정이라 소풍가기 전 날 아이들처럼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4/27일 아침, 인천공항으로 나갔다.

 

내가 제일 먼저 도착을 했는데 우리가 예약한 '에어 아스타나' 항공사 부스가 공사중이다 안내원에게 물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 부스를 원정멤버들 단톡방에 올려 놨더니 한 두분씩 멤버들이 모였는데 이성환씨는 늘 서독산에서 자주 보는 멤버이고 김영수회장님은 단양에서 있었던 대회에서 뵌 분이지만 다른 분들은 처음보는 분들이다.

일행 7명 중 1명은 '이스탄불'에서, 또 한 분은 '욀뤼데니즈'로 직접와서 합류하기로 하고 5명이 카자흐스탄 국적기인 '에어 아스타나'로 7시간을 날아 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했다. 항공요금을 아끼려고 다음 날 아침 터키로 가는 항공편을 환승하기로 하여 공항을 빠져나오니 현지 교민으로 김영수회장님과는 오랜 교분이 있는 전용신씨가 마중을 나와있다. 카자흐스탄에서 24년 째 살고 있다며 지금은 '카자흐스탄 관광여행사' (www.cis-tour.com)를 운영하며 주로 한국 관광객들의 관광가이드를 한단다.

 

비교적 깨끗하고 쾌적한 '프라자'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안내한 식당으로 갔는데 양고기 꼬치구이와 우리나라 잔치국수 비슷한 국수가 맛있다.

알마티는 위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날씨도 나무들도 낯설지 않고 가로수들이 오래된 굵은 거수들이 많다. 거리는 넓고 깨끗한데 일방통행 길이 많고 궤도 전기버스가 인상적이다.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길 양쪽에 노란 도시가스관이 높게 가설되어 있어 도시 미관을 헤치고 있다. 비용때문에 땅에 매설을 못하고 공중에 가설을 해 놓은 것이란다.

밤에는 고려인이 경영하는 룸싸롱 비슷한 곳으로 갔는데 그 집 상호가 희한하게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글라이더를 만드는 우리나라 '진글라이더' 사의 브랜드인  'GIN'과 같은 상호이다. 잠시 룸에 들어갔다가 술을 안하는 나는 일찍 돌아와 호텔에서 쉬었다.

 

이튿날, '터키에어라인'으로 터키 이스탄불로 가기 위해 알마티 공항에서 출국심사를 받는데 인천에서보다도 더 엄격하다. 이슬람 국가들이 비교적 치안도 위생관념도 엄격하단다.

약 6시간 정도 비행 후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입국심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이슬람 국가간에는 형제국의 엄격한 출국심사를 믿어주기 때문이란다. 

장비를 찾으러 나오니 대구 열풍팀 동호인인 김태만씨가 기다리고 있다. '페티예' 인근의 '달라만' 공항으로 가기 위해 국내선을 갈아 타는데 이 건 또 뭔지? 국내선인데도 의외로 검사가 까다롭다.

 

약 1시간 비행 후 달라만 공항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한 픽업차량으로 1시간 가량 달려 미리 예약한 욀뤼데니즈 '왼샬'호텔에 짐을 풀고 외국 동영상에서 자주 봐 눈익은 해안가를 구경하고 해안가 3층에 있는 'TIKI 루프 탑'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후, 두 명의 남자 종업원들이 펼치는 써커스에 가까운 춤구경도 하고...

 

다음날인 29일, 일찍 일어나 호텔 수영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하늘에 벌써 비행을 하는 글라이더들이 여럿이 보인다. 부지런들도 하다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미리 예약해 둔 이륙장 픽업차량을 타기 위해 텐덤운영 업체인 '스카이 스포츠' 사무실을 찾았다.

 

(1차 비행)

 

^^ 탠덤 운영업체인 '스카이 스포츠' 사무실 앞에서 이성환씨와  김영수 회장님!

 

 

^^ 동해의 서정명씨와 김영수회장님 이성환씨 

 

'스카이 스포츠'에서 운영하는 픽업차량은 3대인 듯, 1,2호차는 텐덤손님, 3호차는 단독 파이롯트를 위한 픽업차량인 듯하다. 우리는 3호차를 타고 이륙장 행!

 

 

^^ 입장료 요금소!

 

이륙장까지 한 30여분 올라간다는데 약 10분 쯤 올라가다가 차를 세우더니 외국인 동호인들이 모두들 내린다. 알고 보니 입장료를 내러 내린 듯... 여기는 국립공원 격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입장료를 개별적으로 받는단다.

 

 

^^ 약 2,000m가 약간 넘는 고산이니 약 9부능선 쯤에서는 길옆에 소규모 빙하가 내려와 있다.

 

 

^^ 드디어 다 올라온 듯... 스키장의 리프트 시설이 있는 곳에서 하차를 시킨다.

 

알고보니 가파른 임도길에서의 사고방지와 더 많은 패러 관광객을 끌어드리기 위해 터키 정부로부터 15년 간의 관리권을 얻은 한 민간업체에서 설치를 하고 있는 리프트 시설이란다. 아직은 공사중이라 운영은 않고 있다.

 

 

^^ 평소 동영상으로만 보던 이륙장이다. 요 사진 찍느라 장비를 둘러 멘 채 쪼그려 앉아있다가 2L짜리 물병 3개를 넣은 발라스트 백의 무게로 몸이 기우러 미끄러지며 왼쪽 무릎이 까졌다. ㅠㅠ (그렇찮아도 장비 무게 때문에 중심을 못 잡고 불안한데 '잠깐!'하며 자기도 찍히겠다고 뒤늦게 뛰어든 사람이 누군가는 말을 않겠습니다. ㅎㅎ)

 

이륙장이 4곳이 있는데 여기가 중간에 있는 '서풍'이륙장이다. 4곳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 카페도 있고 화장실도 넓고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는 듯 하다. 동영상에 나오는 이륙장을 보며 왜 위험스럽게 세멘트 벽돌로 바닥을 깔았을까 의아해 했는데 직접 보니 대리석으로 된 타일이다 예전에 찍힌 동영상이나 사진과는 다른 모양의 타일인 걸 보면 바닥도 최근에 리모델링을 한 듯 하다.

 

 

^^ 무전기 주파수는 이성환씨와 내가 맞춰 둔 서독산 껄로 하기로 하고 더미로 김영수 회장이 이륙을 했다. 착륙장인 터키 국기 반달모양의 해안가는 오른 쪽 사면 너머에 있어 이륙을 해 앞으로 나가면 바로 보인단다.

 

 

^^ 2번기는 대구 김태만씨!

 

 

^^ 3번기는 분당에 사시는 대한패러팀의 임양준씨!

 

이륙준비를 하는데 비행기 수화물 제한 무게 20K를 맞추느라 웬만한 물건을 빼놓은데다 요즘 동네 주치의가 체중을 줄이라해서 다이어트를 헤서 혹시나 캐노피가 많이 까불까 싶어 물 2L 짜리 3병을 발라스트빽에 채워넣었는데 그 무게가 상당하다.

 

 

^^ 내가 4번기! 순조롭게 이륙을 했는데 여기도 계절이 봄기상이라 산자락에서는 날개가 흔들린다. 낯선 이국의 활공장 첫번 째 비행이니 장시간 비행보다는 이륙장 특성을 알기 위한 탐색비행!

 

 

^^ 이륙장에서 북쪽 방향의 페티예 시내(고개 너머)와 욀뤼데니즈 시내 (조금 나와 사진의 오른 쪽 끝을 보니 또 다른 낮은 이륙장이 보인다)

 

 

^^ 드디어 그림같은 욀뤼데니즈 해안가가 내려다 보인다.  (저 풍광을 영상이 아니라 내 맨 눈으로 직접 보다니...!!!)

 

 

^^ 긴 해수욕장 모래밭 끝의 '불루라군'!  고요한 만의 물 깊이에 따라 옥색과 청색, 짙은 남색의 바닷물이 너무도 아름답다.

 

바다위로 나와 보니 바람이 이리도 깨끗할 수가? 생전 처음으로 쎌카 막대기에 단 국산 '아이쇼우' 액션캠을 조작하느라 잠깐동안 조종줄을 놓았는데 토글이 하나도 떨리지 않을 정도로 바람이 깨끗하다. 물론 물 6L를 발라스트 백에 넣어 평소보다 캐너피가 더 안정된 영향도 있겠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 짙은 남색의 바닷물 위에는 작은 흰점처럼 보이는 글라이더들이 아크로 비행을 하고 있다.

 

 

^^ 수영장이 보이는 해안가 쪽의 집들은 대부분 호텔 또는 고급 리조트들이고 언덕에 있는 집들은 개인들의 별장들인 듯... 지붕은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보던 붉은 기와를 얹었다.

 

 

^^ 고요한 지중해 바닷물을 가르며 달려오는 보트의 물살이 잔잔한 지중해 물을 흔든다.

 

 

 

 

^^ 왼쪽에 낮은 활공장, 중간 맨 상단에 우리가 이륙한 서풍 활공장, 그리고 상단 오른 쪽 고봉에 제일 높은 남풍이륙장이다.

 

 

^^ 가끔 보는 욀뤼데니즈 해안가 사진을 보면 여기에 요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는 사진들이 있던데 오늘은 한 대도 안보인다.

 

 

^^ 긴 해안가 북쪽 끝으로 만을 이룬 '불루라군' 

 

부자들의 별장들이 모여있는 사설 휴양지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한단다. 스쿠버등 해양 레져 활동의 천국이란다. 아크로 비행등 하늘의 볼거리도 풍부하다!

 

 

 

 

^^ 자! 이제부터 착륙모드! 진글라이더 피양막이 있는 곳을 착륙포인트로 하고 ... 고도 조절을 한다.

 

 

^^ 그런데 텐덤들이 내리는 잔디밭이나 인도엔 사람들이 많아 혹시라도 모를 충돌사고를 의식하여 기공에 모래가 들어 갈 위험을 무릅쓰고 백사장에 내리기로 했다.  

 

'진글라이더' 사의 피양막 앞의 백사장에 내렸는데 백사장 모래가 석회가루가 많이 섞여있어 물을 부으면 세멘트처럼 굳어질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먼지도 나고... 우리나라 바닷가의 고은 모래와는 성질이 다르다.

 

 

^^ 기공에 모래가 안들어 가도록 조심스럽게 장비를 챙겨 둘러메고 진글라이더의 피양막 앞에 내려놓고 장비를 정리했다.

 

 

^^ 점심을 먹으려고 동료들이 있다는 해안가 레스토랑엘 오니 나중에 개별적으로 합류를 한다던 문경의 진인수 사장이 와 있다. 내가 4번기였는 줄 알았더니 서정명씨가 언제 나보다 먼저 이륙을 했었네?

 

 

^^ 마지막 착륙자 이성환씨! 이로써 1차 비행은 무사히 마쳤다. 모두들 그림같은 풍광과 깨끗한 바람에 감동을 먹었다!

 

 

^^ 1차비행 로그리스트

 

 

^^ 3D 1차 비행로그

 

 

 

(2차 비행)

점심을 먹고 2차 비행을 위해 다시 '스카이 스포츠' 사무실에 와 픽업차량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가 다시 중간, 서풍 이륙장으로 올라왔다.

'1일1탕' 비행원칙이 오랜만에 깨졌다. 환갑을 넘기고부터는 하루에 한 번 비행하는 것으로 비행욕심을 줄인지가 오랜데... 전세계 패러인의 성지에 온 첫날이니 예외다!

 

오전보다도 개인 비행자들과 텐덤 손님들이 더 많아 이륙장이 복잡한데  유독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휠체어를 탄 하반신 장애자이고 또 한 사람은 의족을 한 장애인이다.

 

 

^^ 처음엔 텐덤 손님인 줄 알았더니 하네스를 장착하는 걸 보니 단독 비행자가 틀림없다. 언젠가 유튜브 동영상에서 본적이 있는 휠체어 단독비행자인가?

 

 

^^ 동료들의 도움으로 날개를 세우고...

 

 

^^ 무사히 날아가는 휠체어 비행자! 아마도 장애인이 되기전에 패러를 배운 사람인 듯... 캐노피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다. 모두들 환호성이다!

 

^^ 영동 김영수 회장님이 촬영한 휠체어 동호인의 이륙장면!

 

 

^^ 이번에는 의족을 찬 장애인인데 역시 단독 비행자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능숙하게 혼자 날개를 셋팅을 하고 날개를 세우고...

 

 

^^ 깔끔하게 이륙을 해 나갔다.

 

 

^^ 이성환씨!! 역시 깔끔하게 이륙해 나갔다

 

이륙장을 둘러보니 우리 일행은 모두들 나간 모양이다. 내 혼자 이륙장 뒤에서 산줄 정리를 하고 있는데 서양인 한 사람이 한국에서 왔냐고 말을 건넨다 (대부분들 중국인이냐 먼저 묻고 일본인이냐고 묻던데 웬일일까?) 그렇다고 하니 3년 전 한국의 용인에서 비행을 했었단다. 한국패러의 원용묵씨를 잘 안단다. 그래서 지금은 단양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니 '릴리?'하고 놀란다.

 

그 친구가 가고 나서 사진이라도 같이 찍을껄 생각하며 산줄 정리가 다 끝난 날개를 말아쥐고 이륙장에 내려 놨더니 다른 서양인이 날개를 펴 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날개를 세우고 뒤 돌아섰는데 그만 왼쪽으로 끌려가며 텐덤이륙자와 충돌 직전에 날개를 잡았다. 넘어져 끌려가는 와중에 왼쪽 팔뚝을 쓸렸다. 놀란 텐덤 손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나니 아까 날개를 펴 준 서양인이 달려 와 날개를 수습해 다시 깔아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생큐'를 연발을 하며 이륙을 했는데 왼쪽 윙탭이 살짝 크레밧 된 것을 앞으로 나오며 털었다.  

 

 

^^ 왼쪽으로 릿지를 붙여 볼까 생각하다가 임양준씨가 한 말이 생각나 욕심을 버리고 그냥 바다위로 나왔다(오전에 사진찍는다고 하다 넘어지고 나니 임양준씨가 놀라 앞으로도 남 사진 찍어 줄 생각마시고 안다치게 조심하라며 해외에 나와 일행중 누구하나가 다치던가 잘못되면 모두의 여행을 망치는 결과가 된다는 '명언'을 해주었다)

 

 

 

 

^^ 역시 이번에도 안전하게 해변 백사장에 착륙을 하여 진 피양막으로 오니 한 외국인이 아크로를 하는 사람을 지도하느라 콜을 해주고 있고 우리 일행들은 모두들 하늘을 올려다 보며 아크로 묘기비행을 구경하고 있다.

 

 

^^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이 아니라서 백사장에는 피서객들이 많이 보이진 않고 유람선이 한가롭게 관광객을 내려주려 접안을 하고 있다

 

오늘 비행은 2회비행으로 안전하게 마무리를 하고 숙소로 들어오는데 보조산을 깐 글라이더가 보인다.

 

 

^^ 여기서는 아크로 연습을 많아 하니 하루에도 심심치 않게 레스큐를 던지고 바로 해안에 대기하고 있던 고속보트가 구조하러 달려간단다.

 

(2회차 비행은 내가 마지막 이륙자로 마음이 급해진데다가 한 번 이륙 실패를 하고 나니 GPS 켜놓는 것도 잊어버려 비행로그리스트도 없어 기록이 하나도 없다 ㅠㅠ)

 

 

^^ 막대기는 안찍혔는데 헬맷캠은 찍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