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9/8/25(일)
장소: 대부도 구봉활공장
기상: 남서~서 4~6 m/s
체공: 1시간43분21초
최고고도: 134.5 m
최고속도: 51.0 km/h
동행: 비공어르신 홍기학상무 김동욱님 외 이병일 안산회장과 안산팀 2명, 골드윙 팀 1명
포항 칠포해수욕장에서 8/23~25일까지월드컵 정밀착륙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모처럼 세계적인 외국선수들 구경도 할 겸 칠포 해수욕장 비행도 좀 해볼까 했는데 홍상무님이 토욜, 동창들과 백두대간 종단 등산가는 날이라고 해 그럼 일욜 당일치기로 갔다올까 하다가 포기를 했다. 예전에는 당일치기로 거창 감악산 비행도 갔다오고 간월재 비행도 갔다왔지만 요즘은 무리다. 일욜,수도권 기상을 보니 서독산도 구봉도도 좋은데 구봉도 단골인 창공도, 골드윙팀도 다들 서독산으로 간단다. 그럼 우린 모처럼 한가한 구봉도로 가기로 했다.
시화방조제가 밀린다. 어르신이 바다를 보시더니 파도에 흰물결이 치는 걸 보니 '내 바람'은 아닌 것 같다신다. 예보로는 4~5m/s!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바람은 3~4m/s정도인데....
임시착륙장엘 도착하니 김동욱씨와 이병일 안산 팀장과 팀원 몇 사람이 와 있다. 이륙장을 올려다 보니 두어 명이 보이는데 한 사람이 이륙을 하더니 릿지 붙일 생각을 않고 바로 해변으로 내린다. 오랜만에 보는 이병일 팀장에게 현지 안산연합회장이 구봉도를 지켜야지, 왜 구봉도는 자주 안오고 화성시 어섬에서만 노느냐고 농담을 했더니 빙그레 웃는다. 김동욱님과 이얘기 저얘기를 하는 동안 안산팀은 이륙장으로 올라가려는 건지,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 건지 차를 타고 떠난다. 어딜 가는 거지?
홍상무님은 우리가 시화방조제를 지날 때 성산대교를 건너고 있다고 했으니 1시간이상은 늦을 거 같고... 도착하면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오겠다고 했으니 우리가 먼저 올라가기로 했다. 김동욱씨 장비도 내 차에 싣고 이륙장을 올랐다.
임도에 차를 놓고 김동욱씨는 자신의 산악장비를 놔두고 어르신의 일반장비를 뺏다시피 바꿔 메고 이륙장으로 올라간다. 방향을 돌려 차를 대놓고 뒤늦게 올라오니 이병일 팀장의 텐덤은 벌써 이륙을 했고 안산연합회 사무총장이란 분과 골드윙 팀원 한 사람이 있다. 골드윙 팀은 오늘 서독산 간다는데 서독산 안가고 왜 여기 있느냐고 골드윙 팀에다가 일러바쳐야겠다고 농담을 했더니 자기는 일이 좀 있어서 좀 늦어 가까운 구봉도로 온 거란다. ㅎㅎㅎ
아까 내차를 임도에 돌려서 놓느라고 지체를 할 때 혼자 산악 오토바이를 타고 온 사람이 이륙장까지 올라와 비행하는 걸 한 참 구경을 하더니 내려간다.
안산팀이 다들 이륙해 나가고 난 뒤, 비공어르신은 '내 바람'이 아니라고 하시면서도 포기하시기엔 좀 미련이 있으신 듯 하다. 바람이 좀 잘 때 나가시면 되실 것 같다고 하니 장비를 푸신다.
^^ 비공어르신이 김동욱씨의 도움으로 이륙준비를 하신다. 썰물도 나간지 얼마 안돼 착륙도 걱정할 일이 없다. 날개는 골드윙 친구가 잡아드리고...
^^ 바람이 좀 잘 때라 어르신이 나가시기에 쎈바람은 아니나 오늘은 얼마 전보다 더 다리에 힘이 빠지셨는지 날개를 세우고 돌아서시다가는 주저 앉으신다. 90까지 비행을 한다고 했는데 이러다가 90까지 못 할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말씀하신다.(애구, 아니되옵니다! 영월 비행가셔서 MBC 방송에다 90까지 비행을 하시겠다고 대 국민 약속을 하셨는데 약속 이행을 꼭 하셔야지요!)
^^ 드디어 무사히 이륙을 하셨다. 일단 이륙만 하시면 비행도 착륙도 큰 문제는 없으시다.
^^ 다른 때 같으면 이륙을 하셔서 릿지 몇 번 하시다가 고도가 좀 떨어진다 싶으면 그대로 착륙장으로 가시곤 하셨는데 오늘은 바람도 좋고 이륙장 앞도 널널하니 마음 놓고 릿지를 타신다.
^^ 평소처럼 이륙하셔서 멀리 나가셨다가도 고도가 안 떨어지니 다시 이륙장 앞으로 바짝 릿지를 붙이시는 어르신!
^^ 근 30분 가까이 하늘을 나르시다가 착륙모드로 들어가신다.
^^ 해안가 모래톱이 착륙 시 다리에 충격이 덜하시니 해변으로 착륙을 하신다.
^^ 골드윙 친구가 나가고 나서 바람이 좀 강해졌다. 김동욱님이 준비를 하는데 날개가 제멋대로 춤을 춘다. 날개가 휘까닥 뒤집혀 홍상무님 도움으로 날개 셋팅을 다시 하고 있다.
^^ 드디어 김동욱씨가 무사 이륙했다.
^^ 김동욱씨는 예전엔 자주 비행을 하시더니 요즘은 통 비행이 뜸하다 했지만 역시 비행 연륜이 있으니 이륙하고 난 후엔 물 찬 제비다!
^^ 이젠 이륙장에 나랑 홍상무님 둘만 남았다. 홍상무님한테 먼저 이륙하라 했더니 회장님은 혼자 남아 바람 쎈데 어떡하시려고 그러냐는데 나는 천천히 석양 무렵 바람이 약해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거니까 걱정 말라고 했다.
^^ 어르신 이륙하실 때보다 바람이 더 강해져 날개를 들면 끌려 올라오다가 돌아서면 날개가 패대기를 친다.
^^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
^^ 일단 이륙만하면 물 찬 제비다!
^^ 홍상무님은 오늘 계 탄 날이네? 멀리 나갔다가 고도가 떨어지면 다시 이륙장 앞으로 들어와 고도를 올리고... 어제 백두대간 산행을 한 터라 오늘 피곤하다고 못 나온 달 줄 알았는데 내게 등 떠밀려 비행 나오길 잘했지요? ㅎㅎ
^^ 혼자 산행을 온 등산객이 멋지게 비행을 하는 홍상무님을 사진인지, 영상인지 스맛폰으로 담기에 바쁘다.내가 매니저라고 홍상무 대신 모델비를 달래볼까? ㅎㅎㅎ
등산객도 내려가고 바람 부는 이륙장에 나 홀로 남아 장비를 꺼내 차분하게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바람은 여전히 강풍이다
예보로는 초속 4~5m 정도였는데 예보보다 더 쎈듯하다. 준비는 다 됐는데 혼자서 날개를 세웠다가는 이 바람에 끌려갈까 싶어 석양 무렵까지 그냥 기다릴 수 밖엔 없겠다 싶었는데 착륙해 있던 김동욱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올라가서 이륙을 도와드릴까 묻는 전화다.
어차피 석양이 질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였으니 굳이 도와달라지 않아도 되기는 한데 착륙장에서 어르신과 함께 내가 이륙할 때까지 마냥 이륙장만 올려다 보며 기다리고 있으라 하기도 그렇고 하여 그럼 미안하지만 올라와 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더니 차를 가지고 올라왔다.
김동욱씨의 도움으로 안심하고 산줄을 정리하고 날개를 세웠다. 다행히 한 번만에 이륙 성공! 이륙장을 박차고 나왔다.
^^ 홍상무님과 내가 단둘이 비행을 하니 무릎에 장착한 캠코더를 앞으로 돌려 오늘은 홍상무님 스토커 노릇을 하기로 했다. 혹시 조작 실수로 안 찍힐지도 모르니 디카로도 찍고...
^^ 위로 아래로 엇갈리며 홍상무님과 단 둘이만 구봉도 하늘을 휘젓고 비행을 하는 것도 오늘이 처음인 듯... 피치 못할 결혼식에 가느라 오늘 못 오신 윤원장님이 이 사진을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하실 듯... ㅎㅎㅎ
^^ 오늘은 바람도 좋은 데다가 시야까지 좋아 멀리까지도 또렷이 보인다. 그런데 홍상무님, 너무 고압선 가까이까지 나가시는 거 아닌가? (아무래도 요 사진을 부인한테 보내드려 야단맞게 해야겠다)
한참을 같이 비행을 하시던 홍상무님이 멀리 나가 고도를 죽이더니 그만 착륙을 하겠다고 무전을 날리더니 해안가로 날아가 무사히 착륙을 했다.
차를 세워 논 분양사무실 앞을 내려다 보니 안산팀들은 다 가고 이륙장으로 올라 올 동호인은 없으니 그럼 이제부터 구봉도 하늘은 내 혼자 독차지네?
^^ 임도를 내려다 보니 내 차와 홍상무 차 두 대가 외롭게 서있다.
이후 해가 기우러 질 때까지 기다리며 구봉도 하늘을 전세 내어 휘젓고 다니는데 홍상무로 부터 무전이 들어 온다 차를 가지러 올라가겠단다. 내 차도 꽁무니에 견인하여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으니 홍상무님이 내가 착륙한 후 나를 픽업하여 내 차를 가지러 올려다 주려나 보다.
홍상무가 올라오길 기다리는데 이륙장에 두 사람이 올라왔다. 남여 커플이다. 여기저기 풍광사진을 찍더니 비행하는 내 글라이더를 배경으로 번가라 상대를 찍어준다
^^ 석양무렵에 올라온 한 쌍!
이왕이면 좋은 각도에서 배경 사진으로 찍히라고 가급적 가까이 릿지를 붙였다가 빠져나오는 곡예에 가까운 비행을 하다가 하마터면 이륙장 바로 앞 등산로 나무에 걸린 뻔하기도 했다. 그 걸 본 남자는 내게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인다.(하이고, 저 친구 난 땀 나는 줄도 모르고...)
드디어 홍상무님이 바다횟집 앞 등산로로 올라왔다.
^^ 홍상무님이 찍어 준 나의 석양비행 사진!
^^ 게다가 석양비행 동영상까지 찍어주셨네? 차 가질러 올라온 게 아니고 내 비행영상 찍어주려고 일부러 올라 오셨구먼? 고마워요 홍상무님!
커플도 내려가고 홍상무님도 한참을 머물다가 차를 가질러 이륙장 뒤 임도로 내려갔다. 홍상무님이 다 내려갈 때까지 나는 조금 더 비행을 하기로 한다.
드디어 홍상무님 차가 분양사무실 앞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인다. 때 맞춰 바람도 약해지기 시작해 고도도 떨어진다.
이제 해안가로 내려가겠다고 하니까 홍상무는 임시 착륙장인 분양사무실 앞으로 내리란다. 내 무릎마운트에 장착한 캠코더가 작동을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멋진 그림이 찍히려면 해안가 해송 숲 앞이 좋을 듯 해 바닷가로 내리겠다니 홍상무는 동영상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분양사무실 앞을 고집하는데... 나도 고집을 안꺾고 해안가로 간다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 마지막으로 디카로 사진 한 장 박고...
아직 밀물이 안 들어 와 소나무에 날개 팁이 걸릴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숲속에 돗자리 깔고 앉은 나들이 객들에게 볼꺼리 제공 차원에서 가능한 해송 숲 앞을 겨냥을 하며 내려가는데 홍상무님이 팬션 건물 사이 공터로 막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어쩔 수 없이 홍상무를 지나쳤다.
그런데 착지 지점 쯤 되는 해변가 앞에 아줌마 셋이 옆으로 나란히 내 날개 진행방향으로 걸어 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비켜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아줌마들이 얼른 피하며 뒤돌아 보더니 희한한 구경 다한다는 표정으로 신나 한다.(요 장면이 무릎 캠에 찍혀야 되는데... 찍혔을라나?)
홍상무님이 달려 와 쫌 있다 내려 오시지 고 새를 못참고 내려 오시냔다. ㅎㅎㅎ
^^ 날개 공기구멍에 모래 들어갈까 봐 홍상무와 장비를 들고 숲 속 안으로 들어와 내려놨는데 여기도 모래다
^^ 해가 막 넘어가고 있다.
홍상무님과 해송 숲 입구 쪽으로 나오나 홍상무님이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왔다. 일단 분양사무실 앞으로 오니 어르신과 김동욱씨가 기다리고 있다.
비공어르신이 바다횟집에서 칼국수라도 먹고 가자셔서 그럼 두 분이 먼저 가계시라고 하고 홍상무님 차로 임도에 올려다 논 내 차를 가지고 바다횟집으로 갔다.
주인장 아줌마에게 슬쩍 내 카드를 맡겼더니 아줌마가 벌써 계산이 끝났단다. 이 게 뭔 소리? 물어보니 비공어르신이 먼저 계산을 하셨다네? (아니? 이러면 소화가 제대로 안 되는데?)
^^ 바깥 주인장이 어르신 좋아하시는 모두부와 장수막걸리를 거리에 나가 사 가지고 와 오늘의 환상 비행을 마무리 했다.
^^ 이 날의 비행 로그 리스트!
(집에 돌아 와 캠코더를 확인해 보니 헐? 캠코더 상태가 안 좋다. 얼른 SD카드를 빼 다른 캠에 꽂아서 확인해보니 천만다행으로 찍히긴 했는데 착륙장면을 포함한 뒷부분은 안 찍혔네? ㅠㅠ 아마도 이 날 두시간 정도 캠을 작동 시켰으니 배터리가 OUT 된 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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