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통신
제15호, 2002.07.01
넓은 유리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도심의 높은 건물마다 커다란 현수막이 삘딩 전면을 감고 있습니다.
"장하다 태극전사!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4강 신화!! 장하다. 태극전사여!!"등, 현수막에 적혀 있는 글귀가 우리가 이룬 '월드컵 4강'이 꿈이 아니란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광화문을 지나며 보니 이 넓은 길을 온통 다 메웠던 붉은 사람들의 대홍수가 꿈결같았습니다. 언제 내 생전에 다시 그런 장관을 볼 수 있으려나 생각하니 조금은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오늘이 마침 4강신화를 기리는 임시 공휴일이라 한적한 사무실에서 유리창 밖 하늘을 보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문득 지난 달 임종을 한 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전에 몇 번 '스카이 통신'에서 말씀 드린 적이 있는 암 투병하던 바로 그 친구입니다.
임종 소식을 들은 건 지난 6월9일, 비행을 하러 간 단양 양방산 이륙장에서였습니다. 그 친구가 유학을 보내려고 했던 둘째 딸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잠시 이륙을 중단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다시 한번 그 친구에게 보험을 권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고 둘째 딸이 유학의 꿈을 접게 된 것이 내 탓인 양 괴로웠습니다. 그 친구 가게를 �다 못�았을 때 왜 그 친구에게 전화를 못했을까?
아직도 내겐 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약해서일까?
지난 주 교회 주보에서 읽은 신달자 시인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시골의 한 작은 빵집에서 하루종일 파리만 날리며 무료하게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이, 도시로 떠나지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빵 만드는 일 밖엔 모르는 자신의 무능을 탓하다가 저녁이 어둑해지자 이제 더 이상 올 손님도 없을테고 그만 가게 문을 닫으려는 차에 헐레벌떡 차에서 내려 가게문을 들어서는 한 젊은 손님으로 인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젊은이의 어머니가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한 중병으로 임종을 마냥 기다리는 수 밖엔 없게 되자,
뭐라도 생전에 하시고 싶은 것을 해 드리고 싶어 묻는 아들에게 원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사양만 하시던 어머니가 아들의 간청에 못 이겨 하시는 말씀이 죽기 전에 이 시골의 빵을 먹고 싶다고 하시더라는 것입니다.
먼저 돌아 가신 젊은이의 아버지와 여행을 하다 우연히 들러서 먹게 된 이 집 빵맛이 남편이 생각날 때마다 잊혀지질 않더라는 어머님 말씀을 듣자마자 그 길로 달려 내려왔다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빵집주인은 감동을 하였고 정성을 다해 새로 빵을 구어 젊은이에게 주어 보내고 나서부터 보잘 것없는 자신의 빵맛을 잊지 못해 죽음을 앞에 두고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데에 감격하여
그 후로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조그만 시골의 빵집을 당당히 지켜 나갔다는 이야기는 제게는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겐 사람들의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막을 능력은 없다. 그러나 그 사고 때문에 오는 경제적 불행은 막을 수 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하면.....' 아니, '좀 더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면....'
스카이 대리점 대표 RC 황 부 호 드림 (www.insvill.com/skyri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