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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통신

제15호

by skyrider 2008. 8. 19.

스카이 통신
제15호, 2002.07.01

 

넓은 유리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도심의 높은 건물마다 커다란 현수막이 삘딩 전면을 감고 있습니다.
"장하다 태극전사!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4강 신화!! 장하다. 태극전사여!!"등, 현수막에 적혀 있는 글귀가  우리가 이룬 '월드컵 4강'이 꿈이 아니란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광화문을 지나며 보니 이 넓은 길을 온통 다 메웠던 붉은 사람들의 대홍수가 꿈결같았습니다. 언제 내 생전에 다시 그런 장관을 볼 수 있으려나  생각하니 조금은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오늘이 마침 4강신화를 기리는 임시 공휴일이라 한적한 사무실에서 유리창 밖 하늘을 보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문득 지난 달 임종을 한 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전에 몇 번 '스카이 통신'에서 말씀 드린 적이 있는 암 투병하던 바로 그 친구입니다.

 

임종 소식을 들은 건 지난 6월9일, 비행을 하러 간 단양 양방산 이륙장에서였습니다. 그 친구가 유학을 보내려고 했던 둘째 딸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잠시 이륙을 중단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다시 한번 그 친구에게 보험을 권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고  둘째 딸이 유학의 꿈을 접게 된 것이 내 탓인 양 괴로웠습니다. 그 친구 가게를 �다 못�았을 때 왜 그 친구에게 전화를 못했을까?

 

아직도 내겐 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약해서일까?
지난 주 교회 주보에서 읽은 신달자 시인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시골의 한 작은 빵집에서 하루종일 파리만 날리며 무료하게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이, 도시로 떠나지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빵 만드는 일 밖엔 모르는 자신의 무능을 탓하다가 저녁이 어둑해지자 이제 더 이상 올 손님도 없을테고 그만 가게 문을 닫으려는 차에 헐레벌떡 차에서 내려 가게문을 들어서는 한 젊은 손님으로 인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젊은이의 어머니가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한 중병으로 임종을 마냥 기다리는 수 밖엔 없게 되자,
뭐라도 생전에 하시고 싶은 것을 해 드리고 싶어 묻는 아들에게 원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사양만 하시던 어머니가 아들의 간청에 못 이겨 하시는 말씀이 죽기 전에 이 시골의 빵을 먹고 싶다고 하시더라는 것입니다.

 

먼저 돌아 가신 젊은이의 아버지와 여행을 하다 우연히 들러서 먹게 된 이 집 빵맛이 남편이 생각날 때마다 잊혀지질 않더라는 어머님 말씀을 듣자마자 그 길로 달려 내려왔다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빵집주인은 감동을 하였고 정성을 다해 새로 빵을 구어 젊은이에게 주어 보내고 나서부터 보잘 것없는 자신의 빵맛을 잊지 못해 죽음을 앞에 두고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데에 감격하여
그 후로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조그만  시골의 빵집을 당당히 지켜 나갔다는 이야기는 제게는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겐 사람들의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막을 능력은 없다. 그러나 그 사고 때문에 오는 경제적 불행은 막을 수 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하면.....'  아니, '좀 더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면....'

 

스카이 대리점 대표  RC  황  부  호 드림 (www.insvill.com/skyr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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