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비판정신 지키고 언로 터 달라” | ||||
조선 기자들, 홍준호 신임 편집국장에 당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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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비판정신을 지켜달라.” 지난 16일 임명된 홍준호 조선일보 신임 편집국장에게 쏟아진 조선 기자들의 당부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장일현)이 이날부터 21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신임 편집국장에 바란다’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2일자 노보에 게재했다. 조선 노조의 4대 위원장을 지낸 홍 국장은 조선의 첫 노조위원장 출신 편집국장이다. 노보에 따르면, 기자들은 지면제작과 관련해 홍 국장에게 ‘권력에 대한 비판 정신’과 ‘약자에 대한 기사’ ‘이데올로그화되지 않은 기사’ 등을 요구했다. 홍 국장은 임명 당일 편집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더욱 당당한 비판정신을 갖자”며 “(그러나)표현 하나에도 신경 써서 비판 받는 사람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비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보에 실린 기자들의 목소리다. “취임사를 통해 권력에 대한 비판 정신을 주문한 것이 반가웠고 작은 감동마저 일었다. 당연한 것으로 편하게 치부되면서 시나브로 잃어버린 게 아니었나 돌아보게 했다. 그 초심을 끝까지 지켜달라.” “경제 위기는 아무리 깊더라도 다시 회복되겠지만 신문의 본령인 비판정신 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위기 속에서 신문, 나아가 언론이 스스로 제 모습을 지켜내는 노력을 주도하는 조선일보 편집국으로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일단 ‘조진다’는 일상적인 표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신 것에 깊이 공감한다. 입사 이후 그런 표현을 들을 때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떻게 저런 표현을 쓸 수 있을지 몸서리가 처질 때가 많았다.” “우리 시대 힘이 없는 곳, 그늘진 곳, 약자들, 한마디로 힘없는 사람과 장소를 조명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사를 꾸준히 썼으면 한다.” “신문이 지나치게 이데올로그화되지 않았으면 한다. 아젠다를 설정하고 여론의 흐름을 형성하는 것과 이데올로그화되는 것을 현명하게 구분했으면 한다.” 편집국 운영과 관련해서는 ‘소통’의 부재, 주먹구구 인사 개선, ‘스타기자’ 양성 방안, 주5일제 정착 등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늘 하는 소리지만 제발 꽉 막힌 언로를 터달라고 말하고 싶다. 부장한테조차 찍소리 못하는(혹은 소용없어서 안하고) 사람이 적지 않다. 이래서는 아이디어가 살아 숨쉴 수 없다.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의 강압적 분위기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국장의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국장이 직접 기자들과도 소통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부장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민심과 현실에는 한계가 있다.” “인사 때마다 요식행위로 가고 싶은 곳을 묻기만 할 뿐 의사를 반영해주지 않는 주먹구구식 인사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기자 개개인의 자질과 적성을 고려해 한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 그래야 젊은 기자들의 ‘탈조선일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신임 편집국장은 취임사에서 모든 기자가 스타기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치고 스타기자를 꿈꾸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편집국의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스타의 출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블로그나 방송출연 같이 기자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인 업무들은 일상적인 업무부담과 주위의 눈치 때문에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막연한 비전 차원에서가 아닌 스타기자의 출현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주5일제 정착이 절실하다. 잠깐 하다 마는 게 아니라 정착되도록 해 달라.” 기사 스타일이나 지면 활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 기자는 “불황 때문에 갑자기 문화·엔터테인먼트면을 사회면처럼 촘촘하게 편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며 “그렇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독자들의 경우 문화면은 여유있게 쉬면서 즐기고 싶은 면이라고 한다…일례로 중앙일보의 경우 오히려 문화를 강화하고 J스타일 같은 지면은 한 꼭지로 기사를 메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 신문도 차별화된 지면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자는 “지면에 보다 다양한 스타일의 기사가 등장했으면 좋겠다”며 “‘이런 것도 기사가 되나?’ ‘이런 걸 쓸 수도 있구나’ 하고 눈에 번쩍 뜨이는 참신한 기사가 많아져야 요즘같이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가 번성한 시대에 신문이 존재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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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입력 : 2009-01-23 17:10:52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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