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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사고직후인 지난 3월 26일 이후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9월 13일까지 무려 24가지의 말바꾸기를 해놓고도 아직까지도 설득력있는 해명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21일 오후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국방부와 합조단이 번복과 말바꾸기를 거듭한 24가지 사례를 모아 '천안함 이슈리포트 3-천안함 관련 국방부 24대 말바꾸기'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군의 천안함 말바꾸기가 버블제트, 연어급 북한 잠수정, 결정적 증거, 천안함 스크루, 합조단, 침몰전후 상황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사고 직후 구조작업과 관련해 천안함 함수를 인양하기 위해 부표 설치했는지 여부에 대해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3월 29일 "매뉴얼대로 바로 설치했는데, 조류가 너무 강해서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추를 매달아서 부표를 떨어뜨렸는데 그게 잘려나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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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1일 국방부가 공개한 침몰중인 천안함의 TOD 동영상.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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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주일도 채 안된 4월 1일 조정식 의원에게 제출된 인천 해양경찰청의 '천안함 사고당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생존자 58명이 구조된 뒤인 27일 새벽 2시 25분에 앵커와 로프, 부표 2개를 연결해 천안함 함수 10-20m 근처에 던졌으나 천안함에 직접 연결한 것은 아니다"라고 기록된 사실이 공개됐다. 직접 연결하지도 않았는데 사고 초기엔 끊어졌다고 허위 발표를 했던 것이다.
천안함 기동과 관련해 천안함이 사고 당일 백령도 내해로 운항했던 이유에 대해 처음엔 기상 때문이라고 했다가, 북한 공격에 대비한 것이라고 했다가 다시 풍랑 때문이라고 했고, 이어선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 임무수행을 했다고 또다시 오락가락했다.
"사고 해상을 15번 정도 다녔으며 사고 당일 기상이 워낙 나빠 바람을 막기 위해 간 것"(3월 29일 김태영 국방장관)
→ "승인된 정상적인 경비구역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북한의 새로운 공격 형태에 대응하여 경비작전 시 지형적 이점을 이용한 측면이 있다"(4월 1일 국방부)
→ "풍랑이 아주 심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섬에 좀 더 가까이 그렇게 작전 구역 내에서 움직인 것이며 작전구역에서 약간 벗어났지만 바다에서의 작전에서는 작전구역선이 지상에서처럼 명확하게 그어지지가 않는다"(4월 2일 김태영 장관 국회 긴급현안질의)
→ "특수임무 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 임무수행 중 이었다"(4월 7일 합조단)
사고 초기 일주일 넘게 희생자 가족과 전 국민을 애태웠던 구조작업과 관련해 군이 '69시간 동안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가 처음부터 생존했으리라 생각지 않는다고 번복한 것도 큰 원성을 산 대목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3월 27일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추정할 때 밀폐 가능한 침실에 머물러 있던 승조원은 21명 정도로 이들이 함께 호흡할 경우 최대 69시간 가량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환풍기 틈새로 물이 들어가 생존이 불가할 것이라는 언론의 의혹(CBS 노컷뉴스)이 제기되자 김태영 장관은 4월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천안함은 잠수함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방수 기능은 갖추지 않고 있어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수밀이 돼 생존해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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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사고해역인 백령도 연화리 앞바다 전경.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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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인양된 이후 선체 내부의 상황과 관련해 국방부는 탄약고에 손상이 없다고 했으나 '충격파로 두 동강 났는데 손상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하역해서 (가지런히) 정리했다"고 말을 바꿨다.
"탄약고에 손상이 없었다"(합조단은 4월 25일 중간발표)
"정돈된 상태로 존재하는 '40mm 탄약고'와 '76mm 탄약고' 사진 제공"(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
→"하역하여 정리한 40mm 탄역상자와 하역하여 정리한 76mm 탄약상자"(9월 13일 최종보고서)
천안함 사고에 있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의문인 침몰원인과 관련해서도 좌초, 파공, 어뢰 피격 등 수차례 번복했다. 천안함 포술장은 3월 26일 "천안함 좌초"라고 보고했고, 천안함 전투정보관도 "천안함 백령도 근해에서 조난돼 함정이 침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당시 2함대 당직사관도 상부에 "현재 백령도 서방 우리 함정에서 연락이 왔는데 좌초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당일 국방부에서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배 밑바닥이 파공돼 침수됐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이기식 합참 작전처처장 역시 "함정의 선저가 원인 미상으로 파공돼 침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안함 함장이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나서 침몰했다고 밝히면서 합참은 3월 29일 "사고원인은 파공이 아니라 절단"이라고 발표했다. 사고 직후 좌초 뿐 아니라 어뢰 피격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는 사실도 감사원 감사결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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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공개한 어뢰잔해물과 설계도.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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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사고 초기 '좌초'라고 보고한 것을 두고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는 "이런 '경황이 없다면'이라는 설명에는 '좌초' 뿐 아니라 '어뢰'라는 용어 역시 정확히 사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TOD 동영상의 존재 뿐 아니라 작동방식과 관련해서도 국방부는 번복과 거짓말을 반복했다. 국방부는 3월 30일 "TOD 동영상은 버튼을 눌러야 녹화 된다"고 했으나 김태영 장관은 4월 2일 "스위치를 눌렀는데 안 찍혔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녹화된 동영상은 없다고 했으나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자동 녹화된 TOD 동영상이 밝혀지기도 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김 장관이 TOD의 편집을 지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참여연대는 이를 포함해 △물기둥 존재 번복과 왜곡 △어뢰 설계도가 뒤바뀐 것 △스크루 프로펠러 변형이 해저에 부딪혔다고 했다가 이후 관성에 의한 것이라고 번복한 것 △시뮬레이션에 의해 변형 발생을 확인했다고 했다가 실제로는 정확이 재현하지 못했다고 실토한 것 △중립국 조사단도 합조단 조사결과에 모두 동의했다고 했으나 최종보고서엔 스웨덴의 경우 조사한 부분에 대해서만 동의한다고 밝힌 것 등 24가지 말바꾸기 사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