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목) 아들네 집에 손주들 보러 막 집에서 나오는데 등기소포가 왔다.
국방부 장관이 보낸 상이기장이다.
1970년1월7일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입은 전상에 대한 표식이다.
내 어릴 때 6.25 동란에서 전상을 입은 상이군인들이 엄청 많았다.
당시에는 나라가 어려워 상이군인들에 대한 보상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불구가 된 상이군인들이
먹고살기가 힘들어 각 관공서, 회사, 상가, 가정집등을 가리지 않고 쏘다니며 불구가 되어 흉칙한 곳을 내 보이며
돈을 요구하는 일이 일상이였던 시절이였다.
내 기억속에도 우리집에 들어와 갈고리 의수를 툇마루에 내리찍으며 돈 달라고 강요를 하던 무서운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당시 어린 마음에 상이군인은 귀신 다음으로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어 있었고 커서도 당시 사회분위기가
상이군인들을 존경하기 보다는 깡패 같은 무서운 존재로만 인식이 되었던 시절이라 당시 필리핀 미 공군 병원을 거쳐 대구육군병원으로 후송을 와서도 군의관이 의병제대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며칠간의 말미를 얻어 고민을 했다.
상이군인이 되어 만기제대보다 약 2년 먼저 사회에 나가 적응하는게 옳은지, 아니면 사회가 경원시 하는 상이군인 보다는 당시 3년인 만기를 채워 일반인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조금 몸이 불편하더라도 겉으로는 남들은 모르니 만기제대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약 50년을 일반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어느날 전상 상이등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파월전우 친구가 당신을 될 거라고 신청해 보라는 말에 요즘은 상이군인을 바라보는 사회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신청을 하게 됐고...
오랜기간 동안 과거의 파월 근무기록, 군 병원기록등을 조사하고 국가유공자 자격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보훈병원에서 다시 신체검사를 하는 등, 거의 1년 여 만에 국가유공 전상상이자로 결정되어 대통령 명의의 국가유공자 증서가 나왔는데 뒤늦게 그 때로부터 약 4년만에 국방부 장관 명의의 상이기장이 나온 것이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당시 대구 육군병원에서 먼저 국방부 장관의 상이기장을 받고 그 걸 근거로 국가유공자 자격심의를 받고 대통령 명의의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는 건데... )
이 걸 받고 보니 내가 어릴 때 그리 무서워하던 그 상이 군인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가슴에는 훈장,상이기장,참전기장등을 주렁주렁 달고 갈고리 손이나 외발로 집집마다 돈 뜯으러 다니던 어릴 때의 무서운 상이군인들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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